제주학연구센터 전통의 시간, 오늘의 옷으로2025년, 가르송필레는 제주 전통 염색 방식인 ‘감물염색’을 새롭게 바라봅니다. 풋감에 풍부한 타닌 성분이 천에 스며들고, 바람과 햇빛, 시간 속에서 서서히 발색되는 감물염색은 제주의 자연, 그리고 그 자연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삶에서 비롯된 오래된 기술입니다. 사람의 손과 계절이 함께 만든 시간의 흔적이기도 하지요. 지금 가르송필레는 그 흔적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된 색을, 지금의 일상에 물들일 상상을 하면서요. 제주학연구센터 제주의 풍경이 된 감물염색감물염색의 뿌리는 옛 제주의 일상 속에 닿아 있습니다. 떫어 먹을 수 없었던 풋감은 제주에 사는 사람들에게 옷이 되어주었습니다. 감물로 염색한 천으로 지은 ‘갈옷’은 농부와 어부, 목축하는 이들의 몸을 감쌌고, 강한 햇빛과 바람, 가시덤불 속에서도 오래 버텼습니다. 땀에 젖어도 살에 들러붙지 않고, 통기성과 내구성까지 갖췄지요. 감물염색은 그렇게 하나의 제주 풍경이 되었습니다. 갈옷은 단순한 작업복이 아니라, 이 섬에서 살아가는 방식의 일부였던 셈이지요. 제주학연구센터 왜 지금, 감물염색인가감물염색은 기능적으로도 탁월합니다. 위에 간단히 언급했듯이 향균, 소취, 통기성이 뛰어나 실제로 일상 속에서 유용한 원단이지요. 하지만 가르송필레가 감물염색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그 기능보다도 그것이 지닌 속도와 태도 때문입니다. 감물염색은 조급한 손길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햇빛과 공기, 바람, 시간. 이 모든 조건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색이 서서히 피어납니다. 그 느린 발색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오래된 아름다움의 방식을 알아갑니다. 제주학연구센터 고유한 이름을 다시 부르기 위해감물염색은 우리나라 고유의 염색 기법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 이름은 종종 다른 언어로 불리지요. 실제로 ‘감물염색(Persimmon dyeing)’을 검색하면 제주가 아닌 ‘카키시부(Kakishibu)’와 같은 일본식 감물염색이 먼저 등장하기도 합니다. 공정이 전혀 다른 염색기법임에도 연관 단어로 노출돼 혼돈을 주지요.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감물염색은 제주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고유한 지혜이자, 그 삶의 축적으로 만들어진 기술이라는 것을요. 자연이 만든 색, 사람의 시간이 만든 옷. 우리는 이 감물염색을 다시 우리말로 힘주어 부르고, 우리의 방식으로 이어가고 싶습니다. 제주학연구센터 형태보다 태도를 이야기합니다우리는 지금 이 감물염색의 물성, 색의 변화, 직물의 감도, 그리고 사람의 손길이 남기는 미세한 흔적들을 조용히 탐색하고 있습니다. 형태는 조금 더 뒤에 나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먼저 ‘이 감물염색을 왜 꺼내게 되었는가’를 말해보고 싶었습니다. 감물염색이라는 방식 안에 있는 느림과 고요, 그리고 오래 남을 것들에 대해서요. 조금은 더딘 시작입니다.하지만 그 느림이야말로 우리가 지금,다시 감물염색을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이 이야기는 2025년, 가르송필레의 옷으로 이어집니다>